아이들이 공부하고 학교에 다니는 이유를 생각하면 좋은 대학, 원하는 직업, 안정적인 수입이 먼저 떠오릅니다. 모두 의미 있는 목표입니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어 살아갈 사람의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면 어떨까요. 교육이 끝까지 지켜야 할 중심에는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자신의 삶을 꾸려 갈 힘을 얻는 일이 있습니다.
학교가 버거워진 나영이의 하루
고등학교 1학년 나영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아침마다 일어나기 어려워했고, 지각과 결석이 반복됐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등교를 힘들어했다는 부모님의 설명에는 오랜 걱정이 묻어 있었습니다. 춤과 노래, 의류 쇼핑몰 등 관심은 있었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의 시선은 성적과 진로로 향하기 쉽습니다. 공부가 얼마나 뒤처졌는지, 학교를 그만두면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지, 더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한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영이의 생활에는 그보다 먼저 살펴야 할 문제가 있었습니다. 상담에서 언급된 취침 시각이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였다는 점입니다.
새벽까지 깨어 있는 생활과 이른 등교 시간 사이에서 충분히 쉴 자리는 좁아집니다. 몸이 무거운 아침, 집중하기 어려운 수업, 다시 길어지는 밤이 이어진다면 학교생활을 감당하는 일 자체가 힘들 수 있습니다.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도 점검할 부분입니다. 다만 나영이의 실제 사용 시간과 용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며, 학교 적응의 어려움을 수면이나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성공을 준비하는 동안, 삶의 바탕을 잃고 있지는 않을까요
공부의 이유를 묻는 대화에는 성공과 높은 수입에 대한 기대가 자주 등장합니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문제는 그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 아이의 건강을 계속 뒤로 미뤄도 된다고 생각할 때 생깁니다. 시험이 끝나면, 입시가 끝나면, 대학에 가면 쉬어도 된다는 약속은 자꾸 다음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지식만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약속을 지키고, 어려움을 견디며,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하는 법도 배웁니다. 그 과정은 결국 자신의 삶을 돌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배움의 성과를 평가할 때 오늘 아이가 얼마나 공부했는지와 함께, 어떤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굿멘토 연구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의 출발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학교와 직업이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기를 바란다면, 그 삶을 살아갈 몸과 마음부터 지켜야 합니다. 건강한 성장이라는 기준이 분명해지면 공부 계획을 짜는 순서도 달라집니다. 잠과 식사, 움직임과 관계를 위한 시간을 먼저 남겨 두고 그 위에 학습을 배치하게 됩니다.
건강한 습관의 첫 출발은 충분한 수면입니다
잠은 하루 동안의 피로를 회복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기본 시간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17세 청소년에게 하루 8~10시간의 수면을 권장하며, 충분한 수면이 주의력과 기억력, 기분과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몸과 마음이 쉴 시간을 확보하는 일은 배움과 학교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입니다.
나영이에게도 먼저 필요한 것은 잠을 줄여 공부할 시간을 더 만드는 계획이 아니라, 필요한 수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루를 다시 살피는 일입니다. 오전 7시에 일어나야 한다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9시간의 수면 기회를 마련하는 예시가 됩니다. 다만 침대에 누운 시간과 실제 잠든 시간은 다르므로, 취침 시각뿐 아니라 아침의 피로감도 함께 봐야 합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저녁 일정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과제와 학원, 이동과 휴식이 밤늦게까지 이어진다면 아이에게 일찍 자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바뀌기 어렵습니다. 하루에 넣은 일정이 감당할 만한지, 꼭 그날 끝내야 할 일인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잠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일에는 가정의 선택과 조정도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이 차지한 시간만큼, 일상에서 밀려나는 것들
스마트폰은 공부 자료를 찾고 친구와 연락하며 관심사를 넓히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짧은 영상 하나가 다음 영상으로 이어지고, 알림을 확인하려던 시간이 길어지면 하루의 끝이 화면 속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사용 시간을 살펴야 하는 이유는 그 시간이 잠, 운동, 식사, 대화와 같은 기본적인 일상을 밀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관리되지 않은 미디어 사용이 수면과 운동에 필요한 시간을 차지할 수 있으며, 기기 사용이 수면의 양과 질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취침 1시간 전에는 화면 사용을 마치고, 밤에는 기기를 침실 밖에서 충전하도록 권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일과 수면 시간을 지키는 일은 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잠들어야 할 시간에도 휴대전화를 놓지 못한다면 아이의 의지만 시험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손 닿는 곳에 기기를 두고 알림과 자동 재생을 그대로 둔 채 참으라고 하기보다, 사용할 시간과 보관할 장소를 정하는 편이 실천을 돕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 제한은 건강한 일상에 필요한 시간을 실제로 확보하는 장치가 되어야 합니다.
생활을 바꾸는 두 가지 기준,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방법
이 사례에서 먼저 세울 핵심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스마트폰 사용에 한계를 두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표를 적용하기보다 현재의 생활을 확인한 뒤 지킬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먼저 며칠 동안 잠자리에 든 시각, 실제 잠든 것으로 느끼는 시각, 일어난 시각과 낮의 졸림을 짧게 기록합니다. 휴대전화의 사용 기록에서는 학습에 필요한 사용과 영상·게임·SNS 같은 여가 사용을 구분해 봅니다. 이렇게 하면 막연하게 늦게 잔다거나 휴대전화를 많이 본다는 평가를 넘어, 어느 시간부터 조정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기상에 필요한 시각과 충분한 수면 기회를 기준으로 저녁 일정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오후 10시 취침을 목표로 한다면 오후 9시에는 화면 사용을 마치고, 씻기와 다음 날 준비를 끝내는 식입니다. 이미 새벽에 잠드는 생활이 굳어졌다면 하루 만에 모두 바꾸려 하기보다 실천 가능한 폭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반복합니다. 이 시간표는 가정에서 적용해 볼 예시이며, 변화의 속도는 아이의 상태에 맞춰 살펴야 합니다.
여가용 스마트폰 사용은 시작과 종료 시각을 함께 정합니다. 잠자기 전, 식사 중,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에는 기기를 두지 않는 기준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줄인 시간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 음악 감상, 가족과의 대화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넣어 줍니다. 화면을 내려놓은 뒤에도 즐길 수 있는 일상이 있어야 변화가 이어지기 쉽습니다.
부모도 같은 기준에 참여해야 합니다. 저녁에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고 하면서 어른은 계속 화면을 보고 있다면 약속의 의미가 약해집니다. 가족이 함께 기기를 치우고 잠자리를 준비하는 모습은 말보다 분명한 기준이 됩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날에는 비난을 늘리기보다 무엇이 방해했는지 확인하고 다음 날의 방법을 조정합니다.

수면과 스마트폰 사용을 살피는 동안 학교생활의 어려움도 함께 다뤄야 합니다. 나영이처럼 등교의 어려움이 오래 이어졌다면 담임이나 상담교사와 원인과 지원 방법을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면 문제가 지속되거나 불안·우울감이 생활을 크게 방해한다면 전문가의 도움도 고려해야 합니다. 두 가지 생활 기준은 회복의 출발점이며, 필요한 다른 지원과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남겨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
나영이의 이야기는 아직 변화의 결과를 들려주는 성공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의 미래를 걱정할 때 무엇부터 바라봐야 하는지 묻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성적과 진로를 고민하는 동안, 오늘 밤 제대로 쉬고 내일 아침을 시작할 힘이 있는지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좋은 성적과 진학은 소중한 성취입니다. 그 성취가 삶에 오래 힘이 되려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능력도 함께 자라야 합니다. 충분히 자고, 화면을 내려놓고, 사람을 만나고, 몸을 움직이는 평범한 반복 속에서 그 능력이 만들어집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은 목표를 이룬 뒤에 덧붙일 항목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가는 오늘부터 지켜야 할 바탕입니다.
공부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면 우리가 지켜야 할 우선순위도 또렷해집니다. 아이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배우고, 관계를 맺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 충분한 수면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제한은 그 성장을 위해 오늘 바로 세울 수 있는 두 가지 중요한 기준입니다. 아이의 건강한 하루를 지키는 일이 곧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글: 굿멘토 연구소 소장 칼럼 · 나영이는 가명이며, 제공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미지 속 일상은 글의 주제를 표현한 장면으로, 사례 학생의 실제 개선 결과를 뜻하지 않습니다. 자료 확인 기준일: 2026년 10월 17일.
공부와 진학의 바탕에는 건강한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충분히 자는 시간과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시간을 지키는 것부터, 아이의 건강한 하루를 함께 만들어 주세요.



